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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의 우주

Republic of BURBUCK 지남철 2014.05.07 21:51





어느 날인가 한 낮. 동네 전체가 정전으로 생경한 풍경이 있었습니다.

집안에서 주인처럼 떠들어대던 TV도 오늘은 구석에 찌그러져 소리도 못 내고 

윗집에서 영원할 것처럼 끝없이 돌아가던 세탁기도 오늘은 외출한 듯

고요했는데 늘 들리던 짜증이 나던 소음도 갑자기 사라지니 허전한 생각이 들어

불안한 마음도 일더군요.

 

거실에 앉아 벽을 바라보다 책장으로 자연스레 눈이 갔습니다.

아직 해가 지지 않은 한낮이라 그렇게 어둡지는 않지만 

일단 정전의 첫 번째 원칙. 초를 꺼내 키고 앉아 책이나 읽자 하고 

묵혀둔 소설을 폈는데. 책이 눈과 귀에 착착 감기 듯 쉽게 빠져들었네요.


주인공의 손에 끌려 이곳저곳 온 세상을 쏘다녔습니다.

클라이맥스에선 함께 조바심이 일어나고 

결말은 내 이야기처럼 속상해하다 화를 내기도 하며

실수만 연발하는 조연급 인물에겐 쌍욕을 하고

악역에겐 자비란 없다며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했죠.


어느 분은 책이란 타인의 삶을 살아보는 방법이라고도 하고

또 어느 분에게는 안내서 혹은 설명서로 인류가 낳은 

가장 위대한 발명품이라는 찬사도 하는데요.

한 뼘 만한 이 종이와 잉크물이 손에 잡히면 상상 속으로

못할 일도 없고 못 갈 곳도 없이 또 다른 세계가

열리니 달리 생각하면 재미있고 기분 좋은 물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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