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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

Republic of BURBUCK 지남철 2013.10.07 00:09



어릴 적 기억으로는 추석이 되면 어머니가 사주신 가을 옷을 입고 

성묘를 가던 날이 기억납니다. 새 옷이라 까칠한 촉감이 좋아 

잘 때도 머리맡에 꼭 두고 내일 입고 나갈 일에 설레였었는데.

그때도 가을이고 지금도 가을인데. 

요즘의 10월은 아직 반팔 차림으로 나갈 정도로 덥네요.


가죽잠바가 유행하던 대학시절은 이제 '세상에 이런일이' 

'토요미스테리 극장'급의 전설이 되었고 현실 속 우리 동네는

아직도 술기운에 노숙하는 사람들로 

지구의 온도가 '뜨뜻해' 진다는 뉴스를 직접 목격하고 체험하고 있습니다.


이젠 정말 10월 가을은 내 추억 속에서나 있는 '옛날' 일이 돼버렸어요

뭐, 그렇게 난. 옛날 사람. 나이 든 남자가 되어가고...


우리 동네 아주 큰 산. 남한산성까지 오르는 길이 좋아 

친구들과 자주 다녔는데. 특히 가을엔 사각사각거리는 낙엽소리가 재밌어

자주 산을 타고 다녔죠. 

눕고 구르고 놀기도 하고 양팔 가득히 낙엽을 주웠다 친구들끼리 던지며 

바보처럼 웃던 시절이 있었는데. 

해 질녁이면 산 전체가 온통 오렌지색으로 변해 단풍 물든 숲을 

더 빛나게 만들어 황홀한 모습이었었죠.


정말, 멋졌어요. 흠...


더 먼 시절 진짜 옛날 

누군가는 이런 가을을 만났을거라 생각해 그려봤습니다.


그림 속 주인공의 얼굴은 무표정하지 않고 은근히 웃으며 가을 정취를 한껏 즐기는 

행복한 표정입니다.

눈을 뜨고 하늘을 바라보기보다 온몸으로 올려다보며 계절 모두를 느끼고.

인생의 절반 이상을 넘긴 자신의 나이를 돌아보다 치열했던 젊은 시절

이 생각납니다.

 

이젠 꿈을 찾아 달아나듯 뛸 필요도 없고 무언가를 놓치지 않았을까 

싶은 조바심도 이젠 필요 없습니다. 


지금은 길이 있으면 그냥 걷다 가방을 채울 약초를 얻으면 좋고. 

구부렸던 허리를 펴다 눈앞 풍경이 근사하다면 잠시 바라보고.

가을비로 숲이 촉촉해지면. 가을 냄새를 맡으려 

코를 벌름거리고 길게 심호흡을 한번. 

소소한 일상이 만족스러워 작게 웃으면 그만입니다.


뜨거운 여름날. 

불같던 청년은 계절과 함께 중년의 모습으로 가을로 걸어 왔고

이제 계절은 노년으로 겨울로 흘러 가는데.  

주인공은 두려움이나 걱정 보다. 설레는 마음으로 기대감까지 

어 여유롭게 가을을 즐기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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